에이비온 “연내 c-MET 저해제 기술수출…올해 학회서 깜짝 발표도 예정”

입력 2022-03-22 08:41   수정 2022-03-25 09:29



“현재 ‘ABN401’ 임상 1상 결과(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가 여럿 있습니다. 2상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더 확보해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여 수출하겠습니다.”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는 22일 “올해 안에 반드시 ABN401을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할 예정”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에이비온은 올해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국제 행사에서 파이프라인 관련 새로운 소식도 발표할 계획이다.
기존 c-MET 저해제의 단점 보완
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ABN401’의 미국 임상 2상에 돌입했다. ABN401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표적하는 항암제다. 에이비온은 임상 1상과 2상을 통합해 진행하는 ‘심리스 방식’으로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와 한국에서 글로벌 1상을 마쳤다.

그동안 비소세포폐암의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로 주로 활용된 건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다. EGFR에 표피성장인자가 결합하면 세포를 성장시키거나 분화 또는 증식시킨다. 그러나 EGFR에 변이가 생기면 표피성장인자 결합 없이도 EGFR이 활성화되고 세포의 성장을 촉진해 암을 유발한다. 현재 EGFR 저해제로는 ‘이레사’와 ‘타세바’가 투여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1차 치료제 사용 후에도 돌연변이로 인한 내성이 발생한다. 이때 처방되는 게 ‘타그리소’다.

이레사와 타세바의 내성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c-MET 변이다. c-MET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간세포성장인자(HGF)의 수용체로,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활성화해 세포의 성장과 생존 등에 관여한다. 2019년 AACR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레사와 타세바 내성 발생 사례 중 16%는 c-MET 변이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그리소 처방 후에도 내성이 발생하는데 이 중 30%는 c-MET 변이가 원인이 됐다. 처음부터 c-MET 변이에 의해 비소세포폐암이 발병하는 경우도 세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6%(10만명)에 달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c-MET 저해제는 노바티스의 ‘캡마티닙’과 독일 머크의 ‘테포티닙’ 단 두 개뿐이다. 이들은 임상 2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아 각각 2020년과 지난해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에이비온이 지난해 임상 1상을 마치고 현재 미국 2상에 돌입했다. c-MET 변이는 크게 c-MET 유전자의 ‘엑손14’ 부위 결손과 c-MET 과발현, MET유전자 증폭 등 세 가지 이유로 인해 발생한다. 캡마티닙과 테포티닙은 모두 엑손14 유전자 결손에 대한 치료제다. 에이비온은 이번 임상 2상에서 엑손14 유전자 결손 치료제로는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을, 현재 상업화된 치료제가 없는 c-MET 과발현 및 MET유전자 증폭 치료제로는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해 c-MET 저해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학회서 새소식 발표 예정
에이비온은 우선 임상 2상 코호트1에서 엑손14 결손에 대한 치료 효과를 검증한다. 올 상반기 중 환자 투약을 시작한다. 1일 1회 먹는 방식(경구용)으로 40~60명에게 ABN401을 1상에서 도출한 최대적정용량인 800mg 단독투여한다.

신 대표는 “지난 10년간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엑손14 결손 c-MET 저해제 개발에 실패했다”며 “이들 c-MET 저해제에 포함된 ‘퀴놀린’이라는 물질의 분자 구조가 간에서 대사될 때 용해도가 낮아지면서 결정을 형성하고 이게 신장에 쌓여 신장 독소를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구조를 바꿔 독성 문제를 해결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임상환자 수가 글로벌 제약사 c-MET 저해제 임상의 60~70명에 비해 적기 때문에 이들 회사 임상 대비 결과 도출이 빠를 것으로도 보고 있다. 마지막 환자 투약은 2024년께가 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후 코호트를 추가해 FDA 혁신의약품 지정을 목표로 c-MET 과발현과 MET유전자 증폭 치료제 임상에도 돌입한다. 회사의 동반진단 기술을 활용해 임상 환자를 효율적으로 선별,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단독투여로 ABN401 약 자체의 효능을 우선 검증한 뒤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임상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에이비온은 오는 6월 열리는 ASCO에서 ABN401의 1상 임상 종료보고서(CSR)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초록을 제출한 바 상태다. CSR은 올 상반기 말에 완성될 예정이다. CSR은 규제기관에 보고되는 자료인 만큼 기존에 공개된 중간결과(톱라인)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전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c-MET 저해제 관련 별도의 깜짝 연구 결과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내달 열리는 AACR에서는 ‘ABN501’에 대해 소개한다. ABN501은 다양한 암종의 바이오마커인 클라우딘3 단백질을 표적(타깃)하는 항체다. 클라우딘3는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밀착 이음부(tight junction)의 구성 단백질로, 정상조직에서는 세포와 세포 사이에 숨겨져 있으나 종양조직에서는 암세포 표면에 불규칙하게 노출돼 표적이 가능하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클라우딘3는 암을 일으키는 공통 원인으로 알려져있는데 관련 치료제가 전무하다”며 “이번 AACR은 ABN501을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ABN501을 항체약물접합체(ADC)나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등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개발 중이다. 이번 행사에서 플랫폼 기업을 찾아 기술을 조기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인터페론베타 기반 ‘ABN101’도 개발 중이다. 인터페론베타는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진 단백질이다. 하지만 물성이 까다로워 생산성이 높지 않았다. 에이비온은 인터페론베타의 아미노산을 바꾸고 당쇄(당사슬)를 추가해 친수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천연형 인터페론베타 대비 배양 및 정제공정의 생산성을 약 80배 증가시켰다.

회사는 이 같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ABN101을 세계 최초로 파우더 형태의 흡입형 광범위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한다. 현재 햄스터 효능실험을 마치고 흡입 독성 실험을 준비 중이다.

이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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